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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한슬
에디터 한슬
·
2022-01-19
닷페이스가 이재명 후보를 만났다

"여성 청년이 왜 이재명을 안 뽑으려고 하는 것 같나요?"

닷페이스가 이재명 후보를 만났다 [댓글 읽기 편]

페미니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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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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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공약
여성

에디터의 말:

[속보] 이재명이 닷페이스 와서 댓글읽기 한다는데...?????? 눈앞에 이재명이 있다고 생각하고 하고 싶은 말 멘션, 인용RT

닷페이스는 트위터, 인스타그램, 유튜브 커뮤니티에서 이재명 후보에게 하고 싶은 질문을 모았어요.

정말 많은 분들이 다양한 댓글을 달아 주셨는데요. 구체적인 정책을 물어본 사람들도 있었고요. '자신의 공감 능력에 점수를 매긴다면 10점 만점에 몇 점?' 같은 독특한 질문도 있었어요. 정의당 류호정 국회의원도 '비동의 강간죄'를 도입할 생각이 있는지 댓글을 달았습니다.

그 중에서도 압도적으로 많은 질문 세 가지가 있어요.

  • 왜 특정 커뮤니티 글만 공유해?
  • 2030 여성은 유권자로 생각도 안 하는 것 같은데? 너무 소외시키는 거 아니야?
  • 차별금지법을 요구하는 청년들에게 '다했죠?'라고 말했던 거 잊지 않았어. 차별금지법, 할 거야 말 거야?

세 번째 질문은 차별금지법 편에서 다루었지요. 이번 편에서는 나머지 두 개를 물어 볼게요. 닷페이스 한슬 에디터가 댓글에서 가장 많이 나온 질문을 이재명 후보에게 대신 전달합니다. 과연 속시원한 답변이 나왔을까요?

인물소개

한슬
한슬

닷페이스 에디터. 이재명 후보에게 달린 댓글을 모두 읽었다. 최대한 그 목소리를 대변하려고 노력했다.

이재명
이재명

2022년 제20대 대통령 선거 더불어민주당 후보다.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의견을 듣고 있다.


한슬: 저는 닷페이스 에디터 한슬이라고 해요. 닷페이스에서 인터뷰를 앞두고 온라인을 통해 질문을 받았어요. 이재명 후보가 눈앞에 있다고 생각하고 댓글을 달아달라고 했는데요.

지금부터 그 중 몇 개를 읽어 드릴게요. 무작위로 뽑은 건 아니고요. 공감을 많이 받았거나, 비슷비슷한 질문이 많았던 것들을 골라 보았어요.

다시 말씀드리지만, 이건 제가 쓴 게 아닙니다.(웃는다)

이재명: 좀 센 게 있나 본데? (웃는다)

한슬: "여성 혐오의 선두 주자인 펨코 가서 펨붕이들아 안녕? 해놓고 갑자기 여성 청년 지지층 챙기는 게 웃긴데 대체 무슨 생각이신지? 20대 지지율의 심각성을 느꼈는지? 여성 청년들을 위해서 공약이 있긴 한 건지 의문만 한 가득."

이런 댓글이 굉장히 많았어요. 왜 특정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는 거냐고요.

이재명: 제가 접근 가능한 커뮤니티에는 다 글을 올리고 있는 중이에요. 여성 커뮤니티는 남자는 가입이 금지되어 있더라고요. 여성 커뮤니티에 글을 안 올린 게 아니고, 못 들어간 거죠.

왜냐하면 저는 나름 자신감이 있는데요. 우리가 나쁜 의도를 가진 게 아니면, 진지한 대화를 통해서 대부분 오해들이 해소되더라 하는 생각을 갖고 있거든요.

그래서 저는 적대적 진영에 대해서도 별로 두려움 같은 건 없어요. 한 번 얘기는 뭐라고 하는지 들어보자, 그런 차원이지 편들거나 지지하는 건 아닙니다.

한슬: 어떤 얘기를 들으셨어요?

이재명: 사실이 아닌데 오해를 많이 하고 있구나. 예를 들면 할당제에 관해 잘못된 생각을 하고 있어요. '할당제를 폐지하자' 이렇게 주장해요.

성별 할당제를 여성 할당제로 오해하고 있어요. 실제로 제가 본 걸로는 공무원 시험, 공기업 시험, 이런 데 여성들이 훨씬 많이 합격해서 강제로 남자한테 할당을 주거든요.

정확한 명칭은 양성평등 채용목표제. 5, 7, 9급 국가직, 지방직 공무원 채용시험과 외교관 후보자 선발시험 등에서 특정 성별의 선발예정인원이 30% 이상이 될 수 있도록, 일정 합격선에서 선발예정인원을 초과해 합격시키는 제도다. 누군가를 떨어뜨리는 방식이 아니라, 추가로 합격시켜 성별 균형을 맞추도록 설계되어 있다.

남자들이 혜택을 많이 봅니다. 그런데 폐지하자고 하니까, '사실이 다른데?' 이런 것도 있었고.

또 한 가지는 공정성과 관련된 건데요. 정시 만능주의입니다. 사실 수시가 의심받을 요소가 없는 건 아닌데 실제로는 사회적 약자들이 훨씬 더 많이 선발되거든요. 지방에 사는 사람이라든가. 국가적 입장에서 보면 지방에 일정 부분 할당해 주지 않으면 지방은 전부 소멸이 돼요.

예를 들면 미국에서도 인종 할당제를 하잖아요. 그걸 아주 불공정하다고 말하지 않는데… 이런 오해들도 상당히 널리 퍼져있다는 걸 알았죠.

한슬: 그런데 그 글을 페이스북에 공유하셨을 때는 "이 사람들은 오해를 하고 있습니다." 라고 말씀하면서 공유하시지는 않았어요. 이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자고 하셨는데요. 어떤 얘기를 귀담아 듣자고 생각하셨나요?

이재명: 듣는다는 사실을 확인해 주자는 것이지요. 우리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걸 보여드린 거고. 제일 중요한 건 우리도 당신들과 공감할 수 있다는 부분입니다.

한슬: 어떤 부분에 공감하셨어요?

이재명: 저는 청년들의 아픔을 해결할 수 없으면 가까이 가지 말자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가까이 가지 않고 거리를 둔 것 자체가 그들에게 더 크게 고통을 준 것 같습니다.

한슬: 다음 댓글로 넘어갈게요.

"여성 청년들이 왜 이재명을 안 뽑으려고 하는 것 같나요. 혹시 버린 표라고 생각하시는지? 아니라면 다른 차선책이 있는지?"

"여자는 진짜 청년이 아니라고 생각하는지? 여자는 유권자로서의 권리가 없다고 생각하는지?"

이런 댓글이 굉장히 많았어요. 그런데 사실 제가 대선 후보들의 공약을 다 살펴봤는데요. 이재명 캠프에서 여성을 위한 공약이 나오긴 했거든요. 나름대로 잘 준비하신 것 같아요.

그런데도 "이재명 후보는 여성 청년을 유권자로 생각하지도 않아" 이런 댓글들이 많았어요. 왜 그렇다고 생각하시나요?

이재명: 그건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텐데요. 아마 선입견이 많이 작동했을 겁니다.

그러니까 후보에 대한 개인적인 평가를 다 빼고 캠프 자체의 공약들이나 내용을 보면 우리 캠프가 제일 낫습니다. 다 인정해요. 그런데 '저게 진심일까? 진짜일까?' 이렇게 생각한다는 거잖아요.

그건 아마도 제가 살아온 방식과 행태 때문일 가능성이 많습니다. 거칠어 보이고 반항적이고 뭔가 폭력적으로 욕했다고 그러고. 자꾸 달려들고 어디 농성하고 극단적인 투쟁을 하는 것 같고. 이런 것들이 막 쌓여 있어요. 여성적인 시각에서 보면 매우 거칠어서 좀 멀게 느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슬: 폭력적으로 보인다면 안 좋은 거긴 하잖아요.

이재명: 그렇죠. 그런 것도 오해죠. 제가 정치 기득권하고 싸우다 보니까 많이 부딪히게 돼요. 언론으로부터도 매우 나쁜 사람으로 이미지화 되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슬: 그것은 모두 오해다?

이재명: 오해가 좀 많다는 거죠. 제가 약간 가부장적인 분위기가 남아 있거든요. 남자고 또 경상도 출신의 독특한 문화들이 남아 있고. 제가 바꾸려고 하지만.

한슬: 여성을 위한 공약을 제일 잘 만들었다고 하셨는데, 몇 가지 소개해 주신다면?

이재명: 예를 들면 며칠 전에 젠더 폭력에 대한 대책도 발표했고요. 여성들이 제일 불안한 요소가 안전 문제잖아요. 혹시 범죄의 대상이 되지 않을까, 피해를 입었을 때 구제받을 수 있을까.

고용에서 공정하게 취급하는 정책도 나름대로 많이 준비했고요. 실제로 제가 많이 실천도 해왔고. 유리천장 없애기, 이런 것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서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슬: 후보님 말씀에 공감하는 부분은, 저도 대화를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우리를 유권자로도 보지 않는다고 댓글을 달았던 분들에게 어필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왜 2030 여성들이 윤석열 후보가 아니고 안철수 후보가 아니고 심상정 후보가 아니고 이재명 후보를 뽑아야 하는지 어필해 주세요.

이재명: 2030 세대는 남이든 여든 다 똑같은 위치에 처해 있는데요. 기회 부족에 따라서 너무 상황이 어렵습니다. 미래가 없고 도전할 기회조차도 없다는 똑같은 피해자들입니다. 그 안에서 여성이란 이유로 추가의 피해를 보는 것이지요.

지금 청년 세대들은 잘못된 사회 구조, 불평등한 저성장 구조 때문에 그 피해를 가장 온몸으로 받는 세대죠. 그 점에 대해서 우리가 책임져야 되는 것이고요.

구조를 고쳐서 기회가 많고 일자리도 많은 미래가 있는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게 진짜 해결책인데요. 약간 뜬구름 잡는 얘기처럼 느껴지긴 하잖아요.

그런데 그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이 좁은 둥지 안에서 얼마나 합리적으로 경쟁하게 할 것이냐'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못 됩니다. 누가 둥지 밑으로 떨어질 거냐를 결정하는 거잖아요. 그것보다는 둥지를 키우는 게 더 중요하다, 그게 진짜 정치가 할 일이라고 생각하지요.

Q. 이재명 후보와 댓글에 대해 이야기한 소감은?

닷페이스에 댓글을 남겨준 많은 사람들이 그랬어요. "이재명 후보는 청년이라고 하면 남성들만 생각하는 것 같아" "남성만 청년이라고 부르네" 그래서 그 부분을 계속 물어봤어요.

어쨌든 이재명 후보가 청년 안에서 여성이나 성소수자와 같은 사회적 소수자들이 더 차별받고 소외되는 구조 자체를 부정하진 않았어요. 저는 그 자체를 부정하고 있는 건지 의심했거든요.

이재명 후보는 청년 안의 차이나 차별 보다는 다른 세대에 비해서 청년 세대가 더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공통점에 더 주목하는 사람 같아요. 차별 문제는 우선순위가 아니라고 느꼈어요.

그렇지만 차별을 시정하자는 것이 누군가를 둥지에서 밀어내려는 움직임은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유일하게 배제되는 사람이 있다면 남을 차별하는 사람이겠죠. 그건 정의로운 거 아닌가요?

이재명 후보는 청년 세대가 힘들어서 서로 싸운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저는 청년 세대에게 기회가 많아진다고 차별이 사라질 것 같지 않아요. 그러니까 풍요로운 사회라고 해서 성차별이 덜해지지 않아요. 그래서 저는 차별을 없애는 문제가 우선순위에서 밀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본인이 남자고, 경상도 출신이라 조금 가부장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다는 부분을 인정했던 점은 좋게 봤어요. 거기서 "나는 경상도 출신이지만 전혀 가부장적이지 않다"고 했으면 완전 설득력을 잃었을 텐데. 노력은 하고 있다고 하네요. 그 말을 믿어줘도 될까요?

여성 공약에 대해 구체적으로 어필하지 못한 부분은 조금 실망했어요. 경선 토론에서 부동산 공약을 얘기하거나 유튜브 주식 채널에서 경제 공약을 얘기할 때는 줄줄 나왔는데, 그 정도로 자세하게 이야기하진 못했거든요. 큰 틀에서만 소개해줬고 다른 후보에 비해 차별성을 어필하지 못했어요.

우리한테 댓글을 남겼던 사람들이 설득이 됐을지는 모르겠네요. 어필이 너무 약해서 어렵지 않을까요?
이 이야기를 알리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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