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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지혜
에디터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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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17
남초 현장을 뚫는 여자들

자동차 업계 여성 직원 비율은 5.5%, 14년차를 만나다

[남초 현장을 뚫는 여자들] “나의 도전이 후배 여성에게 든든한 백이 될 거니까”

성평등
남초현장
여성의일

'남초 현장을 뚫는 여자들' 시리즈를 통해 건설업에 종사하는 여성들을 만났다. 이들은 콘크리트가 들어갈 거푸집을 짜거나 수십 가지에 이르는 자재를 분류하고 정리하는 일을 맡았다.

이들은 여성이 건설업에 종사하는 그 자체로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고 '배려를 하느라' 일감을 주지 않는 관행에 힘이 빠진다는 이야기를 나누어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여성들이 해당 업종에 문을 두드려야 한다고도 말했다. 더 많은 여성의 목소리가 합쳐져야만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도, '잘못된 배려'도 바꿔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건설업에 이어 제조업에서 일하는 이들을 찾아나섰다. 제조업은 한국 경제에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제조업에서 만드는 부가가치의 비중이 국내총생산의 30%를 차지한다. 제조업에 종사하는 여성은 이런 위상에 걸맞는 '대우'를 받고 있을까?

제조업은 성별에 따른 임금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산업 중 하나다. 2020년 2월 고용노동부가 공개한 사업체 특성별 임금분포 현황을 보면, 여성과 남성의 임금격차가 가장 두드러진 분야로 자동차·트레일러 제조업(여성은 남성 대비 59.1% 임금을 받는다), 종합 건설업(여성은 남성 대비 59.5%의 임금을 받는다)이 꼽힌다. 경력이 길어질수록 격차는 더 커진다. 제조업 입사 1년 미만 신입사원 여성은 남성 대비 84.3% 임금을 받지만, 입사 10년을 넘긴 시점에는 59.2%로 낮아진다.

그중에서도 자동차 업계는 대표적인 남초 집단이다. 최근 발표된 자료 주요 대기업의 업종별 남녀 직원 수 및 평균 급여 비교 조사만 보더라도 자동차 업계의 전체 직원 중 여성 직원 비율은 5.5%에 불과하다.

남초 현장으로 알려진 제조업 자동차 업종에서 일하는 여성을 만났다. 지난 14년 동안 그는 직장에서 어떤 경험을 했을까?

왜 이렇게 승진이 어려울까

2008년 고은하씨는 29살에 한국GM에 입사했다. 현재 근속 14년째다. 이전에는 중소기업에서 전자업계, 대기업 사무직에서 일했다. 한국GM은 그가 다닌 세 번째 회사다.

'내가 하고 싶었던 일, 자동차 업계로 가야겠다'고 결심했다. 의심 없이 '제조업의 꽃은 자동차'라고 생각해왔다. 복잡한 조립 구성품을 완성해내는 일, 누군가에게는 조선이라면 그에게는 자동차였다.

한국에 공장이 있는 자동차 회사는 크게 세 곳 정도다. 다른 자동차 회사에도 이력서를 넣었느냐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말했다.

"제 머릿속에 다른 자동차 회사는 없었어요. H사는 지나치게 남성 중심 이미지가 강했어요. K사는 경험이 있는데… 대학 4학년 때 교수님과 공장 견학을 갔는데 당시 공장에서 일하는 작업 조장님이 '거기 아가씨는 교수님 따라갈 필요 없어. 나랑 커피나 마시자'고 말한 게 너무 충격적이어서, 무의식적으로 기아차는 못 가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렇게 미국계 자동차 회사인 한국GM에 취업했다.

안경을 쓴 여성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은하씨가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그는 대학 때 산업공학을 전공했다. "경제적으로 성공한 기업가들, 가령 정몽구 회장 등 CEO가 공대 출신"인 사실이 동기부여가 됐다. 학과 동기 116명 중 단 6명만이 여자였다. 산업공학을 전공한 이들 대부분이 전자, 전기, 조선소 또는 자동차 업계로 취업했다.

전공생 여성이 적은 만큼 해당 업계로 진출한 여성 역시 수가 적었다.

한국GM 채용에 합격하고 연수원에 들어간 이들 80명 가운데 여성은 열 명이 채 되지 않았다. 해외 영업, AS, 디자인 등 부문당 여성이 한 명이거나 한 명도 없는 정도였다. 의아하게도 HR 직군은 공대 출신이 아니어도 상관없었으므로 여성이 적을 이유가 없었지만, 이마저도 남성이 더 많았다.

대학 때 친구였던 이들은 사내 진급을 앞두고 경쟁자가 되었다. 입사 2년 차인 2010년, 남자 동료 두 명과 은하씨가 대리 진급 대상자에 올랐다. 은하씨만 진급에서 누락되고서 그는 깨달았다. '경쟁이라는 걸 알아채지 못하고 나 혼자 해맑았구나.' 경력 연차를 보면 진급된 두 사람보다 은하씨가 더 길었다. 결과를 수용하지 못한 그가 상사에게 질문했다. "왜 승진에서 배제됐나요?" 이렇다할 답을 얻지 못하고 두리뭉술한 응원만 들었다. '다음에 더 잘할 거야.'

진급에서 누락된 경험은 한 번에 그치지 않았다. 이듬해 진급 심사에서도 누락되었다. 그는 서서히 '이해가 안 되는 나날'을 보냈다. '진급이 되는 저 사람과 나의 차이는 뭘까? 성별? 신입 공채와 경력직의 차이? 진급을 결정하는 관리자의 진급 심사 기준은 무엇일까?' 이같은 생각 바탕에는 '내가 무엇이 미흡했을까' 하는 자책도 있었다.

당시 그는 공장에서 자동차 오더를 관리하는 일을 맡았다. 이는 작업자들의 부하율을 고려해 차량들이 특정 공정, 특정 옵션으로 쏠리지 않게 균일하게 배열하는 일이다. "옆에서 그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다 아는데, 내 일이 저들만큼의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지 않는데, 그러니까 진급이 누락된 이유를 알려달라고, 내가 부족하면 채우겠다고 상사에게 말했다. 10년이 지난 일이 아직까지 생생하다. 그만큼 충격이 컸던 탓이다."

한 공장의 모습. 물품이 쌓여 있는 배경에서 지게차가 지나가고 있다.
한국GM 인천 부평공장의 전경.

납득하지 못하는 결과를 들으면 충격이 커서 업무에 대한 회의가 들 수밖에 없다. 은하씨 역시 기분이 좋을 리 없었다. 하지만 책임감으로 일을 하다보면 또 잘하고 싶어지고, 그렇게 시간을 보내며 다음을 기약했다.

안타깝게도 이듬해 회사 사정으로 진급 기회가 없었다. 그다음 해인 2011년, 드디어 사원에서 대리로 진급을 했다. 그후에도 승진은 쉽지 않았다. 대리에서 차장으로 진급하기까지도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무리한 업무 지시에 대해 '업무 범위 외의 것을 못 하겠다'고 말한 까닭인지 최하 평가를 받았다. 곧이어 육아휴직을 했고, 성평등 강사 자격증을 따 일과 강의를 병행하는 동안에도 승진을 하지 못했다. 그렇게 10년간 대리로 지낸 다음 2021년 3월, 차장으로 진급했다. 그가 생각하기에 대졸 공채 중 한국GM의 최장 기간 '대리'였다.

성희롱에 대처하는 법

"누군가 들어준다는 건 위로가 되니까…"라며 그는 말을 이었다.

2013년, 은하씨는 결혼하고 첫 아이를 낳아 육아휴직을 하던 중에 둘째 아이가 생겼다. 연달아 육아휴직을 신청했다. 예쁜 아이가 태어났지만 업무를 따라잡지 못할까봐 한편으로 두렵기도 한 시간이었다. 2년 6개월간 휴직하고 육아를 하며 보냈다.

2016년 5월, 돌아온 그의 일터에는 동료 40명 중 여성이 두 명이었다. 5%에 불과하다.

한 남성 상사는 신체를 비하하는 말을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자주 해댔다. 외부에서 손님을 맞이하려 저녁 메뉴를 고를 때, 은하씨의 몸을 위아래로 훑어보면서 "살 안 빼?"라고 말하거나 업체와 주고받은 이메일 답장이 오지 않을 때 (은하씨의 사진을 내리고) 전지현 사진을 넣으라고 말하는 식이었다. 이런 말은 은하씨뿐만 아니라 여러 여성 직원을 향했다. 공개적인 자리에서 한 여성에게 "올해 애 밸 거냐"는 등 희롱이 섞인 말이었다.

2017년 어느 날, 참다못한 그가 문제제기했다. "부장님, 그 말씀은 성희롱입니다. 우리 온라인으로 성희롱 예방 교육 받잖아요. 그거 보시면 성희롱 맞아요. 성희롱 하신 거 처음 아니시고요."

은하씨를 향해 삿대질하며 노발대발하던 당시 부장은 다음 날 그를 회의실로 불렀다. "조직 좀 생각하라고." 하지만 사과는 없었다. 은하씨는 '당신이 말하는 조직에 나는 없다'고 생각할 뿐이었다. 부장이 성희롱 발언을 여러 차례 해왔지만 공식적으로 문제가 된 적이 없던 사실을 지적했다.

안경을 쓴 여성이 노트북을 앞에 두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의 문제제기 후에 사내가 시끄러웠다. 의외로 화살은 은하씨에게 향했다. '피해자로서 적절한지'가 우선시된 듯했다. 성추행을 조사하기 위해 파견된 조사원은 "진급이 안 되면 이렇게 (성추행으로 고발하며) '멕이는' 여직원이 있다"고 말했다. '너도 그런 것 아니냐'는 말을 함의하고 있었다. 충격이었다. "육아휴직 2년 넘게 했대." 은하씨를 잘 알지 못하는 일부 동료들은 이런 말을 아무렇지 않게 떠벌렸다.

이런 상황에서도 은하씨는 사내에 마련된 규정을 검토하면서 사측에 '절차 대로 처리해달라' '지체 없이 처리해달라'고 요구했다. 겉으로는 태연해도 속은 타들어갔다. 이때를 회상하던 그는 깊게 삼키던 울음을 끝내 터뜨리고 말았다.

결과적으로 부장의 성희롱에 대한 처벌은 공식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언어적 폭력에 대한 징계 규정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은하씨가 속한 부문의 최고리더는 해당 부장이 퇴직할 때까지 그가 부하 직원에게 어떤 태도로 업무를 지시하는지, 언어 폭력은 하지 않는지 등을 모니터링했다. 은하씨는 부문장과 개인적으로 대화를 나눈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같은 '액션'만으로도 충분한 위로를 받았다.

나는 이런 모니터링이 외국계 회사여서 가능한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은하씨 역시 동의했다. 부문 최고리더는 한국인이 아닌, 외국인이었다. GM의 전 세계 사업장은 차별 없는 사업장, '다양성' '포용성' 모토를 내걸고 있다. 2021년 4월에는 한국GM에도 '다양성 위원회'를 출범했다.

만약 같은 일이 다른 국내 회사에서 일어난다면, 리더가 나서서 해당 가해자를 모니터링하고 예방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까? 물론, 알 수 없다. 다만 은하씨는 "한국GM에서도 한국인 리더를 배제하고 외국인 리더와 이야기하고 싶다고 느낄 때가 많았다"라고 말했다. 그의 경험상 '한국'에서 피해자는 '피해자스러울 때만 인정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같은 경험은 은하씨 삶의 양식을 바꿔놓았다. 그는 성희롱 또는 성폭력 이슈에 눈을 감을 수 없게 되었다. "내가 겪은 비슷한 일이 '후배'에게 생긴다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측이 해당 사건을 얼마나 단기간에, 정확하게 처리하는지 지켜보고, 강력하게 항의하고 해결에 앞장설 것이다.

은하씨는 일터에서 성평등을 어떻게 실현해야 하는지 공부하기 시작했다. 2018년 성평등 전문강사 관련 자격증을 따고 일과 함께 강의를 병행하고 있다.

이후 그는 다음으로 나아가는 사람이 되었다. "멋지게 퇴장해도 아쉬울 판에, 이대로는 못 끝내죠." 은하씨가 단단한 목소리로 말했다.

'다양성' '포용성' 그리고 여성의 승진

새 자동차가 운반을 위해 큰 트럭 위에 올라가 있다.
한국GM 인천 부평공장에서 만든 완성차.

GM은 전 세계에 사업장을 둔 글로벌 회사다. '다양성' '포용성' '공평'을 지향하는 캐치프레이즈는 각 사업장에 전달된다. 인천 부평에 있는 한국GM 공장에 방문했을 때에도 방문시 안전 사항에 더해 '전 세계에서 가장 포용적인 회사'라는 GM의 목표를 '교육'받았다.

실제로 얼마나 다양하고 포용적으로 운영되는지와 무관하게 곳곳에서 이같은 메시지가 흘러나왔다. 공장에 내걸린 현수막, 공장 전체에 울려퍼지는 스피커에서도 '다양성' '포용성'이 보이고 또 들렸다.

2013년, GM이사회는 최고경영자 겸 회장직에 메리 바라를 임명했다. 여성 CEO의 탄생은 GM뿐만 아니라 미국 자동차 업계 110년 역사상 최초의 일이었다. 메리 바라 취임 이후 GM은 "우수한 여성 인력을 육성하고 지원책을 마련하는 것이 업계의 경쟁력"이라는 메시지를 공유했다.

이같은 바람은 한국에도 불어왔다. 지난해 9월, 한국GM은 여성 리더를 대거 발탁했다. 회사의 핵심 사업인 법무 부문, 영업본부장에 여성 부사장을 임명했고 그에 앞서 재무, 홍보, 마케팅 부문에도 여성 리더가 자리를 잡았다. 포털사이트에 한국GM의 '다양성' '포용성'을 다룬 기사를 검색하면 '국내 자동차 업계에서는 이례적으로 여성 부문장이 배출되었다'는 보도가 수두룩하게 나온다. 한국GM 전체에서 여성 상무는 5명 내외로, 이 정도 수는 한국 자동차 업계 내에서 상당히 많은 편이다.

긴 시간 동안 승진이 누락된 은하씨는 일에 대한 성과를 내고픈 욕심이 그 누구 못지않았다. 그에게 앞선 사례를 언급하며 임원이 될 가능성이 있느냐고 물었다. 기대와 달리, 부정적인 답변이 돌아왔다.

기사에서 언급된 여성 리더들은 한국GM에서 커리어를 쌓아온 이들이 아니었다. 사원으로 출발해 한 단계씩 올라간 여성이 아니라 외부에서 발탁되거나 '라인'으로 자리를 잡을 때, 여성 동료들 사이에서는 동경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2018년 어느 날, 한국GM의 한 여성 상무가 여직원을 모아 간담회를 가졌다. 공대를 나온, 커리어에 욕심 많은 여성 동료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다들 눈이 반짝거렸다. 은하씨도 마음이 부풀었다. 하지만 일순간에 분위기가 뒤바뀌었다. "상무님은 '한 임원의 영어 번역을 도와주면서 커리어하이가 시작됐다'라고 말했다. 그때 '실력이 뛰어나서' '공식적인 진급 경쟁에서 이긴 게 아니구나' 같은 실망감 가득한 분위기가 공간을 가득 메웠다. 그때부터 그가 멋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롤모델이 없다는 사실은 대개 방향을 잃게 만든다. 그는 외부에서 여성 인재를 '모셔'오는 일도 중요하지만 조직에서 살아남은 여성이 커리어를 쌓아 더 높은 직급에 오르는 일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야만 여성 후배들이 자유롭게 직업을 선택하고, 자동차 업계에서 일할 가능성을 더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스팔트 도로에서 한 여성이 카메라를 쳐다보고 있다.

여성 임원이 적은 이유 중 하나로 은하씨는 "여성이 리더를 열망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가령 부장 자리가 비어 모집하는 공고가 떠서 대상자인 차장 여성 선배에게 '지원해보시라'고 권했어요. 하지만 당사자는 욕구가 없더라고요. 반면 남자는 다릅니다. 승진에 유리하다면 다른 부문으로 옮기기도 하고, 공공연하게 진급하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치기도 해요. 상사와 면담할 때 '다음 부장이 되고 싶다'고 직접적으로 말하지만 여성 동료에게 이런 얘기를 들은 적은 없어요."

왜 여성은 리더가 되기를 욕망하지 않을까? 그가 보기에 "여성은 욕망하는 법을 배우지 않았기 때문"이다. 승진 심사에서 문제가 발견되기기도 전에 본인이 먼저 하지 않겠다고 생각해버린다.

주위 분위기도 무관하지 않다. 남자 동료는 여자 동료가 진급에 욕심이 없을 때는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다가 욕망을 가지기 시작하면 경쟁자로 의식한다. "부담스러워하는 거죠. 여자들도 잘 알지만 모른 척해야 상대가 편안해하니까요. '잘 모른다' '난 야망이 없어' 하고 먼저 생각해버리는 거 아닐까요?"

고은하씨는 인터뷰 도중 "오히려 제가 승진에 욕심이 있네요"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전투력'을 높일 생각이다. 업무 성과를 보여주고 진급에 도전할 것이다. 회사가 말하던 '다양성' '포용성'을 믿어보는 마음도 있다. "나의 도전이 후배 여성들에게 든든한 백이 될 거라고 믿기 때문이다"라고 은하씨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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